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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간 3시 55분, 일요일 낮이다.
방금 <대한민국에서 감정노동자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책을 읽었다. 충격적이었다. 정법 내용과 겹쳤기 때문이다. 스승님이 말씀하신 '존중'의 원리가 적혀있었다.
1. 요즘 스승님 법문을 들으며, '사람을 대한다는 것'에 대한 화두로 차있다. '아.. 나는 내 똑똑하다고 사람들을 재단만 했지. 눈 앞의 한 사람도 존중하지 못했구나.. 나는 사람을 대할 줄 몰랐던, 정말 못난 사람이구나.. 똑똑한 못난이였구나..' 반성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하고 싶었고, 사람들 위에 서고 싶었다. 개인 욕구 때문이였다. 이는 매우 사적인 생각이다. 역으로 이런 사람을 지지해줄리 만무하다. 이런 욕구는 어디서 왔을까? 스스로를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열등감 때문일 것이다. 그 열등감은 어디서 왔는가? 과거 삶에서 잘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잘 나려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정을 받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인정 받은 경험이 별로 없다. 인정이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 보통 이런 전략을 가진다. ㄱ'나를 어서 인정해줘(떼쓰거나)' ㄴ'나는 인정 따위 필요없어(쿨한 척 하거나)' ㄷ'세상은 더러운거야. 세상이 쓰레기야!(부정하거나)' ㄹ'아, 내가 모자라구나. 인정받도록 더 갖춰야지(반성하거나)' 4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중, 나는 ㄴ을 택했다.
ㄴ'나는 인정 따위 필요없어(쿨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2. 왜 그랬을까? 아마도 유아기적으로 돌아가 원인을 따져볼 수 있겠다. 그걸 따지기엔 너무 깊이 들어갈 것 같으니 일단 세이브. 나는 인정을 받지 못했고, '인정을 안받아도 돼!'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왔다. 실제로 그런 줄 알았다. 당연히, 나 자신을 반성하고 갖추는, 실력 향상의 기회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모든게 세상이 잘못되어 보였다. 인정하지 않는 세상이 당연한거고,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그 중에, 내가 고결한 사람이라는 착각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반존중의 똥을 쌌는지'를 전혀 간과한 오만이다. 어쩌면, 지금 내 상황이 힘든 것도, 내가 싼 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걸 최근 자각하고 있다.
3. <대한민국에서 감정노동자로 살아남는 법> 책에 재미난 일화가 있다. P122를 보다가, 눈물날 뻔 했다.
"넌 바보 멍청이야"
"네, 가끔 저도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지금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세요?"
"항상 제가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혹시 제가 방금 무슨 실수를 했나요?"
"당신은 고객 서비스하는 일이 맞지 않은 것 같아"
"네,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진상 고객을 대하는 프로 서비스어의 일화이다. 저자의 일화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울컥했다. '어떻게 인간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배알도 없나? 저 상황에서 고객을 눌러버려야지. 어떻게 그 말도 안되는 상황을 받아주라는거야!' 생각이 1차적으로 들었다.
멍 하고, 다시 봤다. 저런 서비스어라면, 정말 할 말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런거였을까? 고객을 잘 대하는 고수들은, 고객과 싸우지 않는걸까? 고객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는 건, 고객을 이기지 않는거와 같은 말일까? 기존 생각과 너무 달라, 아직도 충격이다.
4. 과거 신동빈 회장님의 청문회를 본 적 있다. 최순실 청문회였나? 재벌 청문회 중, 롯데 회장님께 던지는 국회의원의 질문이였다. 하태경 국회의원이었나? 이렇게 질문했다.
"아니 롯데 정보망이 그렇게 허술합니까?"
"네. 그런가봅니다. 허허"
"롯데 컨트롤 타워는 일을 못하네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처음엔 '신동빈 회장은, 정말 자존심도 없나?'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신동빈 회장이 옳았다. 이 책에선, 서비스 고수의 필수덕목으로 '허허실실'을 말한다. 그런 면에서, 신동빈 회장님은, 자존심이 없는게 아니라 진정 실력자다. 본인이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에 하태경 의원은 말문이 막혔다는게 팩트다. '상대와 싸우지 않는 것'이야 말로, 고수의 도일까?
5. 나는 그동안, 논리만으로 사람들을 재단했던 것 같다. '이건 ~해서 옳지 않아!', '당신이 이치에 맞는 행동을 하는거야?' 따위의 말을 했다. 한 편으론, 상대방을 비난하며 나 스스로가 옳다는걸 거울 삼았다. 은근 심적 안도감을 갖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법을 듣고, 반성을 하고 또 이 책을 읽고 보니,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내가 멀었던 것일까?... 옳고 그른게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게 아니였을까?'
이 책 마지막에서 말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상황에 "이래야만 마땅하다"는 틀을 놓아버리고, 마음을 열어 인생이 그 사이로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해야한다. "이래야만 하는 것"은 없다. 그냥 이런 일이 지금 일어날 뿐이다. 불량 고객은 없다. 그저 소중한 고객, 스승이 거기 있을 뿐이다. 바람은 언제나 그치기 마련이다'
앞으로, '옳고 그름'을 잣대로 사람을 반존중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가 설령 옳고 상대방은 그르더라도, 상대방은 그대로 존중받아야할 존재다. 나는 눈 앞의 상대를 어떤 방법으로도 무시할 권리가 없다. 그동안 너무 몰랐다. 과거 무지의 만행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한 번 노력해봐야겠다. 되든 안되든.
정리-
1. 내 못남을 인정하자
2. 상대가 욕하더라도, 욕하는 상대를 인정하자
3. 선한 모습 위주로 보자
4. 역지사지를 연습하자
5. 옳고 그름으로 재단하지 말고, 상대를 존중하는 내 태도를 수정하자ㄹ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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