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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을 느낀 홍석천은
'아.. 살아서 뭐하나?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이러는데.. 참 서럽다'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강에 간 것이였다.
오늘 홍석천 저서를 봤다. 제목은 <찬란하게 47년>
표지만 봐도, 정말 내가 집을 것 같지는 않은 책이다.(필자는 T다) 그러나 유명인의 책을 보고 리뷰를 해보자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배운게 많았다.
1. 사기 당하기 좋은 홍석천
우선 홍석천은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전형적인 'giver'다. 그리고 전형적인 연예인이다. 이 둘이 합해질 경우, '사기'를 당하는건 필연적이다. 주변인에게 당하고, 배신 당하고, 우울하고.. 그러면서도 또 사람이 좋다고 사람을 찾는단다. 홍석천 말로는 "언제나 나는 열려있어"라고 말한다. 마치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다.
솔직히 내 입장으론 답답하다. 나는 "애초에 왜 돈을 빌려줘!" "왜 사람을 믿어!? 주변 사람일수록 더 조심해야한다는거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내 생각일 뿐이다. 홍석천의 경우, 누나, 지인, 직원 등등에게 많은 배신과 실망을 겪었다. 그럼에도 다시 찾아오면,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
일례로, 7년을 일한 직원이 갑자기 나가버렸다. 홍석천은 이태원에서 꽤 유명한 레스토랑을 하고 있다. 한 매장에서 7년간 함께했던 멤버가 있다. 갑자기 "공무원 할거에요!"하고 나가버렸다. 나갈 때, 다른 직원들도 같이 나가버렸다. 쉽게 말해, 분위기를 흐려놓은 것. 갑자기 직원이 같이 그만두자, 홍석천의 매장은 위기가 찾아온다.
어떻게보면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직원을 다시 만나자, 따뜻하게 인사를 해줬다. 공무원을 하겠다고 나갔던 직원은, 홍석천 매장 바로 앞 빵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홍석천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뭐라고 하지 않았다.
또, 패션을 하겠다고 나간 직원도 있었다. 나간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패션을 하겠다고 나가놓고, 갑자기 이태원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한다. 홍석천에게 말도 안하고, 같은 동네에서 같은 업종으로 오픈을 한 것이다.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이기도 하고, 선배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다. 그런데 홍석천은 잘되길 빌어줬다.
2. 홍석천의 진면목
나는 이런 홍석천의 'giver' '천사스러운' 성격을 보고, 또 한 번 느꼈다. '아.. 잘 되는 사람은 이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석천의 아버지가 홍석천에게 가르친 한가지가 "거짓말 하지 마라"였단다. 정직을 제 1철학으로 가르친 것이다. 홍석천이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오랫동안 살아남은 것이 이해가 간다.
홍석천은 이태원 레스토랑의 큰 손이다. 이태원 식당하면, 홍석천이 거의 '유지'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홍석천의 진짜 꿈은 '연예인'이다. 연기를 하고 싶었고, 그 순간을 위해 묵묵히 요식업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였다. 이 부분에서 참 '내적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홍석천은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다. 시도? 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한강에 투신하려고 마포대교를 간 적이 있다. 가장 사랑했던 가족(누나)이 홍석천에게 막말을 하자, 홍석천은 집 밖으로 나가버린다. 전화도 안받는다. 그리고 한강으로 가서 뛰어내리기로 마음 먹는다.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애인(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 남자친구가 홍석천을 호되게 혼낸다. "뭐야? 마포대교라도 간거야? 이 밤 중에 왠 전화야?" "...." "뭐야? 진짜 마포대교야? 야 xx야. 이렇게 허망하게 죽어도, 아무도 안알아줘! 정신차려!" 이 말을 들은 홍석천은, 어이없게도 힐링을 받는다. '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 있구나'
홍석천은 조카를 자식처럼 길렀다. 단순하게 사랑만 준게 아니라, 아빠 급으로 조카에게 물질적인 지원을 한다. 그럼에도 홍석천의 친누나는, 홍석천에게 고마움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을 당연한걸로 생각을 한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홍석천은 '아.. 살아서 뭐하나?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이러는데.. 참 서럽다'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강에 간 것이였다.
3. 홍석천이 성공한 이유
홍석천은 정말 사람을 좋아한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배신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람이 좋단다. 어렸을 때부터, 북적거리는 곳이 좋았단다. 그런 점이 참 신기하다. '아.. 나도 사람을 좋아하도록 체질을 바꿔야 하나?' 생각하면서도 '나는 사람 많은 곳 원래 안좋아하는데... 조용한게 좋던데' 생각이 들었다.
홍석천은 혼자있으면 우울해진단다. 커밍아웃하고 가장 우울할 때, 명동, 동대문 사람 많은 곳을 찾아다녔단다.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인사할 때, 우울이 사그라드는? 듯한 성격인 것 같다. 그런게 참 신기하다. 우울할 때, 보통 혼자있고 싶어지는데.. 나의 안좋은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던데, 홍석천은 나와 정반대인게 참 신기했다.
여튼, 다른 점은 다른거고. 홍석천의 인간됨?에 대해 배운게 참 많다. 배신을 당했어도, 쫌생이처럼 굴지 않는 모습. 사람에게 항상 열려있는 태도. 대중에게 욕 먹어도, 나의 색깔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 요식업을 하면서 보여준 끈기. 이런 모습들이 나에게 귀감처럼 다가왔다.
특히, 책 마지막에 '레시피'를 공개했다. 자신의 식당 메뉴인지, 아니면 뭔지 모를 요리 레시피를 50쪽 가량 공개해놨다. 물론 나는 스킵했다. 요리에 관심없고 메뉴 자체도 내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홍석천의 의도를 떠올려봤다. '왜 굳이 레시피를 마지막에 올려놓았을까?'
이 역시, 홍석천다웠기 때문이다. 'giver'. 나의 소중한 것을, 좋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그런 생각이였을 것 같다. 여기에서 좋은 사람들은, 바로 '독자'였을 것이다. 자신의 책을 읽어주는 사람에게, 뭔가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이심전심이랄까? 역시 홍석천은 참 배울게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4차원인줄로만 알았다. 그냥 '아.. 장사는 타고난 사람인가보다'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찬란하게 47년> 책을 보고 나니, 홍석천의 노력과 고통이 느껴졌다. 그리고, 새삼 그의 인생에 리스펙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홍석천. 뇌는 여성스러울지 몰라도, 마음은 누구보다 강한 남성인 것 같다.
홍석천 책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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