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시간 5시 9분, 집이다
청운문학도서관에 다녀왔다. 거기서 책 한 권을 골랐다.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책이다.
사실 책 제목보다도 저자에 끌렸다. 저자가 '제갈건'이라는 유튜버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사회복지사가 직업이 맞겠다. 여튼 제갈건이라 하면, '서대문구 짱' '은평구 짱' '서대문 대장' 등의 수식어가 붙는걸로 안다. '직업의모든것' 유튜브 채널에서 13화나 연재되어 있다.
책 자체는 '고전'를 표방한다. 논어, 장자, 맹자의 내용이 적혀있고, 거기에 따른 제갈건님의 생각이나 에피소드가 적혀있다. 대다수는 고전 논장이다. 그러나, 제갈건님 스토리만 들어왔다. 논어보다도 제갈건님의 에피소드가 더 재밌었다.
1)서대문 짱과 학생주임 선생과의 대결
그 시절엔 샤기컷이 유행이였다. 어느날 학생주임이 제갈건님한테 말한다. "야. 머리 깎아. 니가 학생이야?" "싫어요!" 그렇게 개기고 개기다가, 결국 머리를 깎은 제갈건. 그것도 반삭을 했다.
학생주임은 제갈건에게 뭐라고 했다. 제갈건님은 반론했다. "아니.. 머리 깎으라고 해서 깎았는데, 대체 뭐가 잘못된겁니까? 반삭이 반항이라는 규정이 어디있어요? 규정이. 규정 보여주세요!"
당당한 제갈건을, 학생주임은 운동장으로 끌고 나갔다. 제갈건은 당당하게 학교 때려칠 생각으로 따라갔다. 운동장 한복판에서 학생주임은 말했다. "야. 니가 짱이라매. 짱이 그러면 선생은 뭐가 되냐? 선생님 말 좀 들어줘라"
2)제갈건의 알콜중독자 썰
제갈건님은 알콜 중독자였다. 어느날 제갈건님은 알콜 중독 모임에 나갔다. 거기서 야기를 털어놓고, 또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 ㄱ노숙인 술을 몰래 훔쳐먹다가 구타당한 인간 ㄴ호프집 앞 소주를 훔쳐먹은 인간 ㄷ가족들 몰래 모텔가서 술 마시는 인간 등의 인간순상들을 봤다고 한다.
거기서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아.. 나는 양반이구나. 나 정도면 술을 아직 끊을 필요는 없겠다'
3)문신때매 푸대접 받은 썰
헬스장을 다녔다. 카운터에 여직원이 다른 사람한테는 인사를 잘하는데, 제갈건님한테만 인사를 안한다. 차별대우 받은 제갈건은 빡쳤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하소연했다.
"아. 여직원이 나만 보면 못본체하는데 ㅡㅡ.. 문신 때문에 그런가? 열받네"
다음날, 여직원이 갑자기 친절하게 인사했다. 여직원이 "어제 어머니 다녀가셨어요! 고객님 싫어해서가 아니라, 조금 어렵게 느껴져서 그랬어요~" 라고 말했다.
제갈건님은 그 말을 듣고 더 빡쳤다.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 그걸 말하면 어떡해!!!" 엄마 "난 우리 아들 착한데, 괜히 오해받는게 싫어서.." 제갈건님은 빡쳐서 그냥 집을 나와버렸다.
제갈건은 유튜브 스타다.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왜일까? 왜 제갈건의 이야기가 재미있을까?
'신기한 이야기'이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제갈건님의 이야기는, 아무 곳에서나 들을 수 없다. 전신에 문신을 한 사람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10살 차이 누나와 살면 어떤 느낌인지, 학교 짱으로 살면 어떤 느낌인지... 이런 것들이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책의 내용은, 당신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다. 20살 넘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이야기들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라'
'상대방을 용서하라'
'더불어 살아가라'
'겸손해라'
.
.
그러나, 제갈건이라는 인물의 독특함?이 차별성인 것 같다. 만약 논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추천해주고 싶다.
원래는 이 책을 보려하지 않았다. 제갈건님의 2번째 저서 <나도 이제서야 알았다라는거에요"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모두 절판. 대형서점, 온라인서점 모두 절판이다. 1~2달 된 것 같은데, 인기가 어마어마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여튼, 오늘도 유튜브를 봐야겠다. 제갈건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도 그 중에 한 명인 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케팅 폭풍 세스 고딘의 <트라이브즈>를 읽고 (2) | 2024.06.13 |
---|---|
엘시티 상가도 비었다? 유튜브 '강호의발바닥tv'를 보며 (0) | 2024.06.12 |
고명 많은 고명환 메밀국수.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를 읽고 (4) | 2024.06.10 |
트럼프는 반란을 선동할까? 2024-6-9일자 <세계는 지금>을 보면서 (2) | 2024.06.09 |
에코프로로 20배 번 사나이. <밸류에이션을 알면 10배 주식이 보인다>를 읽고 (1) | 2024.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