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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간 9시 57분, 밤이다.
오늘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정법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그대로 하던 나의 무의식을 발견했다. 그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어볼까 한다. 나의 무의식을 해부할 겸 말이다.
오늘 옷을 기부했다. 약 3년 정도 입던 바지와, 2년 정도 입은 셔츠를 기부했다. 사실 해질대로 해졌다. 그래도 혹시 필요한 분 있으실까, 유니클로로 향했다. 항상 나는 유니클로에 옷을 기부하곤 한다. 옷도 살겸, 유니클로에 자주 가곤 한다.
그런데, 거기서 '5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눈에 들어왔다. 하자품이나 철지난 상품을 떨이하는 코너가 있었다. 거기서 반바지를 발견했다. 2년 전, 3만원에 정가 주고 산 바지였다. 내가 입고 있는 바지와 똑같은데 5000원이라니.. 그래서 무작정 집었다.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혹시 기부하면, 할인 혜택 같은거 있나요?"
"아니요. 따로 없습니다"
"그럼, 이 바지. 가격 맞는지 봐주세요. 저기 있었는데 싸길래.. 앗!"
순간 놀랐다. 나도 모르게 뱉은 "가격이 싸길래"라는 단어에, 내가 충격 먹었다. 정법에서 말씀하신 부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다고 사거나, 공짜라서 집어오는 경우, 절대로 삶이 좋아질 수 없습니다. 평생 가난을 못면합니다'
지난번에 위 말씀을 듣고, '아 가격보고 사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재차 그 다짐을 어기는 말을 했던 것이다. 다행인 건, 내뱉자마자 알아차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말을 스스로 잘랐다.
점원이 말했다.
"2만원입니다"
"저기 5천원이라고 써져 있었는데요"
"아. 물건이 섞였나보네요"
"그럼 안살게요"
점원에게 쪽팔린건 둘째다. 첫째는, 나 자신이 뱉은 말의 무게에 대한 인지다. 더이상 내뱉는 말에 대해, 함부로 생각나는대로 뱉질 못하겠다. 말이 그만큼 무섭다는걸, 정법 수차례를 듣고 인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습은 아직 남아있어 나의 의지를 반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원인을 생각해보면, 오랜 습 때문이다. 인지를 못하거나 거부감이 있는건 아닌 것 같다. 만약 남았다면, 가격이나 지불 능력에 대한 두려움이 남았을 것이다. 지난 번 휴대폰을 살려고 마음 먹었을 때, 나는 예산에 맞춰서 휴대폰을 봤다. 예산에 맞춰 사는건 맞는 행위일지 모르겠으나,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미뤘다는 점에 대해 찝찝함이 남아있다. 즉, 나의 기호보다 가격을 우선시했다는 점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또 벗어버리고 싶기도 하다. 습관을 말이다. 더 나아가선, 삶이 더 나아지고 싶다. 이 방향이 옳은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배운대로 실천을 하는 과정이다. 앞으로는, 내 자신이 합리화를 안했으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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